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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 글쓰기

많은 사람들이 학술적 글쓰기의 방법과 일상적 글쓰기의 방법이 별개의 것이라 생각한다. 정해진 틀에 맞춰 써야 하는 문서의 형식이 다소 딱딱하고 복잡해 보이기 때문에 어떤 점에서는 일상적으로 필요한 문서들을 작성해야 할 때 더 막막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서 필요한 문서를 작성하기 전에 무턱대고 인터넷에 떠도는 문서 양식들을 찾아 헤매곤 하는 것이다. 물론 잘 만들어진 문서 형식이 있다면 효율적으로 문서를 완성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만들어져 있는 형식에 빈 칸을 채우는 것만으로 글을 쓰는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을까? 심지어 잘 갖춰진 문서 형식을 앞에 두고도 어떻게 그 내용을 채워야할지 몰라 주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용이 형식을 규정한다
먼저 각종 문서들이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문서의 양식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 생각해 보자.

형식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먼저 형식이 정해져 있어 여기에 내용을 맞춰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을 빠뜨리지 않고 기술하도록 편의상 만들어진 것이 형식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요구하는 항목이 달라질 경우 그 형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그러니 문서 양식을 앞에 놓고 그것을 채울 것을 고민할 것이 아니라, 문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생각한 후, 그 다음에 그 내용들을 정해진 형식에 맞춰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이는 글의 제재들을 선정하고, 이 제재들을 한 편의 글 속에서 체계를 갖추어 완성해 나가는 일반적인 글쓰기의 과정과 원칙적으로 동일하다.
여기에서는 학생들이 학교 생활을 해 나가는 과정 또는 졸업 후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빈번하게 작성하게 되는 자기소개서, 이메일 작성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자.

  1. 자기소개서
  2. 이메일쓰기
자기소개서
대학 입시, 취업, 이직 등 한 개인이 사회로 진입하는 중요한 관문에서 자신의 자질 및 능력을 스스로 입증하는 자료로 자기소개서가 두루 통용되면서 자기소개서의 사회적 가치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능력이 하나의 중요한 가치 평가 기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대다수의 학생들이 심지어 중학교 입학 단계에서부터 자기소개서를 써왔던 경험을 가진 덕분에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학기 초에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들의 형식과 내용들은 이전에 천편일률적으로 가족 관계, 학력 등을 다루던 것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제출하는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대학 입시 과정에서 제출했던 내용들을 약간 수정하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는 자기소개서가 지니는 의미를 다소 협소하게 이해하기 때문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을 앞두고 상급 학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또다시 어려움에 직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 1 자기소개서의 내용은 형식에 고정된다?

    상급 학교 지원을 위한 자기소개서나 취업을 위한 자기소개서의 형식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항목들은 ‘자신의 가치관 또는 신념’, ‘자신의 장단점’, ‘지원 동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 ‘학창 시절 경험한 가장 의미 있는 활동’, ‘감명 깊게 읽은 책’ 등에 대해 서술하는 것으로 대부분 정해져 있다. 하지만 형식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자기소개서를 동일하게 작성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실제로 수험생들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여러 곳에 동시에 지원하면서 동일한 내용으로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지 못하고 실패할 확률이 크다.

  2. 2 ‘미래’를 향한 ‘현재’의 자기 이해

    대학 신입생, 또는 재학생들이 수업 과정, 또는 교환학생 선발 과정 등에서 제출하는 자기소개서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시간은 대부분 ‘과거’에 멈추어 있다. 많은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과정 중 학습 부분에서 성취감을 느꼈던 상황이나, 수험 생활 중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던 경험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많은 학생들이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기에 그들에게 학업 과정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취감을 느낀 것이 경험의 작은 부분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는 집단 속에서 이러한 내용은 더 이상 나타내는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의 수업 과정에서 강의자가 자기소개서 작성을 요구하는 목적이나 의도와도 맞지 않는다.
    이미 선발 과정을 마친 대학의 수업 과정에서 강의자가 수강생들에게 또다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의 수업 과정에서 강의자들은 강의자들이 수강 학생들을 좀더 이해하고, 수강생들 간에도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자기소개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수강생들은 이러한 기회를 활용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를 지닌다. 하지만 그 의도를 실현시키기는 쉽지 않다. 다른 자료를 참고할 필요도 없고, 다른 누구도 ‘나’에 대해서 ‘나’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가장 쉬울 것 같지만, ‘나’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보지 않은 사람은 실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에 기울여보지 않은 사람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짜 자신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잘 알지 못하는 대상에 대해 인상적으로 서술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대학의 수업 과정에서 요구되는 자기소개서 작성의 목적은 성인이 된 시점에서 이제까지 외면해 왔던 자신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다른 누구보다도 ‘내 자신’에게 나를 잘 설명하고 나를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동안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나’의 모습을 본격적으로 발견해 나가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강의자와 동료를 비롯한 타인들에게 자신에 대해 잘 설명해 보라는 것은 부수적인 결과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자기소개서의 1차적인 독자는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한다.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발전가능성을 탐색해 보는 ‘나’를 찾아 떠나는 작은 ‘여행’의 시작이다.

  3. 3 ‘독자’를 고려한 자기소개서 쓰기

    자기소개서에 담길 내용은 자기 자신의 장점과 가능성을 최대한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사실을 과장하여 꾸며 쓰거나 없던 일을 만들어 거짓말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한 인간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하기까지 다양한 사건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니 원체 한 가지만을 선택하여 쓰라는 주문이 무리한 요구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을 구성해 온 여러 가지 사건 중 글을 읽는 ‘독자’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제재를 ‘현명하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특정 기업에 지원하고자 할 경우 먼저 그 그룹이 어떤 회사이며, 무슨 일을 하는 기업인지, 또는 어떤 비전과 경영방침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인재상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하는 준비 과정이 필요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과 일치하는 자신의 장점 및 특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내용을 찾아 구체적인 항목들에 쓸 내용들을 결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수동적으로 기업의 요구에 자신을 맞추어 나가라는 의미가 아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당사자는 이 과정에서 자신과 미래에 동료로 만나게 될 집단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설계해 보면서 집단 속에서 발휘될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이처럼 진취적인 내용을 담은 자기소개서는 인사 채용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마련이다.

  4. 4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고려하라

    자기소개서의 양식은 대개 ‘자신의 가치관 또는 신념’, ‘자신의 장단점’, ‘지원 동기’,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건’, ‘학창 시절 경험한 가장 의미 있는 활동’, ‘감명 깊게 읽은 책’ 중 몇 가지 항목을 번호순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각 항목을 독립적으로 서술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각각의 내용들이 무관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자기소개서 역시 한 편의 전체 체계 속에서 완성된다. 이는 자신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면서, 또한 제한된 분량 안에서 미흡하게 설명되었던 내용을 보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것과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과정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특정한 책을 읽고 난 후 가치관이 어떻게 변했는지’와 같이 각각의 항목들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또한, 많은 지원자들이 흔히 ‘자기소개서’를 글의 제목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글쓴이의 특성에 대해 독자에게 아무것도 알려 주지 못하므로 적절한 제목이 될 수 없다. 전자 문서 형식으로 양식이 고정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본론 전체 내용을 포괄할 수 있는 제목을 따로 붙여 보자.

이메일쓰기
  1. 1 이메일의 두 얼굴

    이메일은 편리하다.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과 같은 속도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으면서도 다양한 자료를 함께 활용하여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말에 비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신중하게 판단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자료를 함께 첨부할 수 있어 이메일은 대화를 통한 소통에 비해 훨씬 유용한 의사소통의 수단이 된다.
    그러나 그러한 편리함은 양날의 검과 같다. 적절하지 않은 내용과 신중하지 못한 표현으로 작성한 이메일이 잠깐의 방심으로 상대방에게 전송되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범람하는 스팸메일의 홍수 속에서 정작 서로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담은 이메일을 보내고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과도한 관심 표현 또는 친절함이 도리어 상대방으로 하여금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메일 본문에 사용하는 언어 표현들은 이메일을 주고 받는 이들 사이의 관계와 이메일의 내용에 따라 매우 다양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겠으나, 본질적으로는 얼굴을 마주하는 대화 상황 못지않게 언어 예절을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상대방에 대한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과도한 비규범적 표현들은 자칫 이메일 본래의 기능을 훼손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문자 형태의 기록물로 남을 수도 있는 만큼 더욱 엄격한 언어 규범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

  2. 2 발신자를 분명하게 드러내자

    이메일은 보내는 사람, 제목, 본문 내용, 첨부파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메일은 각 항목의 정보들을 정확히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
    이메일은 누군가가 특정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문서로 메시지를 보내는 발신자와 메시지를 받는 수신자가 정해져 있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 요즘 인터넷 세계에서 실명보다는 Id나 닉네임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면서 수신자가 발신자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불특정 다수로부터 발신되는 수많은 메일의 홍수 속에서 발신자가 불분명한 메일은 읽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공적인 업무로 맺어진 관계에서 수신자에게 발신자의 신분을 먼저 알리지 않는 것은 예의에도 어긋나며, 문서의 내용과 어울리지 않는 가볍고 희극적인 닉네임은 내용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업무 파트너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특히, 공적인 메일을 보낼 때에는 이름을 별명으로 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애초에 업무와 관련된 메일 계정과 개인 메일 계정을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3 이메일에도 제목을 달자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을 보낼 경우에는 꼭 필요한 정보가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본문의 내용이 아무리 훌륭하게 구성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그 메일을 열어보지 않는다면 메일을 보낸 의도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광고성 스팸 메일들과 함께 중요한 내용을 담은 메일이 무심코 삭제되는 일은 빈번하게 발생한다. 따라서 수신자가 메일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OO강좌 수강생 OOO입니다”, “OOO 프로젝트 회의 일정 문의” 등 제목에 ‘본문의 내용이 무엇인지’, ‘누가 보낸 메일인지’ 짧지만 명확하게 밝혀주는 것이 좋다. 시간을 한정하여 처리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낸 경우에는, 과하지 않은 선에서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상대방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것도 필요하다.